드라구신, 대체 얼마나 잘하길래? 토트넘 수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유 PL도 집중 조명

드라구신, 대체 얼마나 잘하길래? 토트넘 수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유 PL도 집중 조명







[OSEN=고성환 기자] '신입생' 라두 드라구신(22, 토트넘 홋스퍼)이 엔지 포스테코글루(59) 감독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토트넘은 12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제노아에서 드라구신을 영입하게 돼 기쁘다. 그는 우리와 2030년까지 계약을 체결했고, 등번호 6번을 달게 된다"라고 발표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이적료는 기본 2500만 유로(약 360억 원)와 달성하기 매우 쉬운 옵션 500만 유로(약 72억 원)로 이뤄져 있다. 제노아는 지난해 8월 500만 유로를 지불하고 그를 데려왔지만, 반년 만에 토트넘에 판매하며 큰 이익을 남기게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강력히 원하던 영입이다. 토트넘은 센터백 보강이 시급했기 때문. 믿을 만한 중앙 수비수는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반 더 벤뿐인 데다가 둘 다 햄스트링 문제로 쓰러졌기 때문. 반 더 벤은 이제 막 복귀를 준비 중이지만, 로메로는 아직 복귀 시기를 알 수 없다.

여기에 쏠쏠한 활약을 펼쳐주던 벤 데이비스도 햄스트링을 다쳤고, 에릭 다이어는 이미 눈밖에 난 지 오래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전부터 1월 이적시장 목표는 수비수 영입이라고 외쳤고, "산타클로스에게 편지를 썼다. 이젠 아이들처럼 못된 짓을 했는지 착한 짓을 했는지 보고 어떤 선물을 받을지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라며 새 얼굴을 기다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꿈은 드라구신 영입으로 현실이 됐다. 가장 먼저 노렸던 장클레르 토디보(OGC 니스) 영입은 불발됐지만, 191cm의 장신 드라구신을 품는 데 성공했다. 그는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공중볼 싸움 능력을 자랑한다.

쉬운 영입은 아니었다. 토트넘은 드라구신과 일찌감치 개인 합의를 마치며 무난하게 영입에 성공하는가 싶었지만, 바이에른 뮌헨이 막판에 하이재킹을 시도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마찬가지로 센터백이 필요한 바이에른 뮌헨은 빠르게 제노아와 이적료 합의를 마쳤다.

그러나 드라구신은 많은 고민 끝에 바이에른 뮌헨이 아니라 토트넘을 택했다. 그의 에이전트 플로린 마네아는 "드라구신이 바이에른 뮌헨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라며 "결정적으로 드라구신과 그의 가족들이 토트넘행을 원했다. 그들은 행복하다. 드라구신은 어릴 적부터 PL에서 뛰길 꿈꿨다"라고 밝혔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된 드라구신은 "난 토트넘이 나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것을 듣고 팀 합류를 결정했다. 토트넘은 내 경력을 위한 최고의 단계"라며 입단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난 이 팀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팬 규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뛰어난 구단 직원과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빠르게 팀에 합류하고 싶다.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렸다"라며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상상하지 못했다. 이제 경기장에서 새로운 스텝을 시작하길 고대하고 있다"라고 눈을 반짝였다.

[사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몫도 컸다. 드라구신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내가 진정으로 이적하길 바랐다. 그는 내 경기 방식을 좋아했고, 내가 이 팀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가 내게 말을 건네자마자 유대감을 느꼈다. 이런 방식의 축구, 높은 수비 라인, 공격성을 선호한다. 정말 기대된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드라구신은 "나에겐 큰 발걸음이고 옳은 발걸음이라고 느낀다. 난 최고 수준의 축구를 하고 싶었고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내 꿈이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다"라며 "도전할 준비가 됐다. 이 리그의 강력한 피지컬을 좋아했고 내가 성장하기에 정말 좋은 리그다. 토트넘에 합류해 정말 행복하고 정말 기대된다. 빨리 뛰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는 "드라구신이 토트넘의 수비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이유"라며 이탈리아 축구 전문가 니키 반디니의 의견을 빌려 드라구신의 능력을 집중 조명했다. 반디니는 드라구신의 일대기를 전하며 그가 왜 토트넘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설명했다.

드라구신은 어릴 적 유벤투스 23세 이하(U-23) 팀에서 15경기를 소화하며 이탈리아 3부리그에서 뛰었다. 그리고 유벤투스 소속으로 1군 무대에서 4경기에 출전했다. 이후 삼프도리아, 살레르니타나, 제노아에서 임대 생활을 거쳤고, 2023년 1월에 제노아로 완전 이적했다.

반디니에 따르면 당시 드라구신은 자기 선택을 확신하지 못했다. 제노아는 세리에 B로 강등된 팀이었기 때문. 하지만 월드 클래스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가 드라구신을 안심시켰다. 그는 드라구신에게 "너는 강하다. 어디를 가더라도 성공할 테니 걱정하지 마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 라두 드라구신에게 조언을 건넨 조르조 키엘리니.

키엘리니의 안목은 옳았다. 드라구신은 세리에 B를 휩쓸었고, 제노아가 곧바로 세리에 A로 승격하는 데 힘을 보탰다. 반디니는 "제노아는 점유율과 세밀한 빌드업 플레이를 중요시하는 팀이었다. 드라구신은 자신이 침착하고 효과적인 공 배급자임을 보여줬다. 그는 당시 세리에 B에서 두 번째로 많은 패스 성공을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

드라구신은 세리에 A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그는 올 시즌 전반기 세리에 A에서 두 번째로 많은 걷어내기, 세 번째로 많은 공중 볼 경합 승리를 자랑했다. 또한 드리블 돌파는 단 1번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드라구신은 득점력까지 겸비했다. 그는 지난 시즌 세리에 B에서 4골을 넣었고, 이번 시즌에도 리그 19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렸다. 지난달 인터 밀란과 경기에선 놀라운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기도 했다.





키엘리니의 조언이 큰 힘이 된 것으로 보인다. 드라구신의 에이전트는 "키엘리니가 드라구신에게 '기동성에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조언을 보냈다. 그래서 그는 민첩성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반디니는 "드라구신을 '제2의 키엘리니'라고 부르는 건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그의 경기를 보면 키엘리니의 영향력을 볼 수 있다. 그는 키엘리니를 '우상'라고 칭했다"라며 "드라구신은 적극적으로 달려가 수비하길 선호하지만, 위험한 태클은 하지 않는다. 올 시즌 경기당 태클은 1개 미만이며 경고도 딱 한 장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반디니는 "무엇보다도 드라구신은 만 21살이고,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있다. 그는 재능 있는 젊은 선수다. 또한 한 세대 내 정상급 센터백 중 한 명(키엘리니)이 계속해서 좋은 조언을 전달해 준다고 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드라구신은 오는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영국 '풋볼 런던'은 드라구신의 선발 출격을 확신했다. 매체는 "드라구신은 맨유전에서 토트넘 데뷔전을 치를 수 있다. 토트넘 팬들은 일요일 저녁 그의 활약상을 처음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풋볼 런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미 훈련 시간이 매우 적은 선수들을 데뷔시키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단 사실을 보여줬다. 미키 반 더 벤은 지난 8월 토트넘 합류 며칠 만에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라며 "이번 주말 맨유전에선 드라구신의 데뷔가 실제로 또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를 바로 투입하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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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공식 소셜 미디어.

기사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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