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 감독 헹가래까지...벤투가 고개 떨굴 때 '대이변 8강' 타지키스탄은 축제 즐겼다

[카타르 현장] 감독 헹가래까지...벤투가 고개 떨굴 때 '대이변 8강' 타지키스탄은 축제 즐겼다

사진=아시아축구연맹(AFC)사진=인터풋볼 신동훈 기자사진=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알라이얀)] 파울루 벤투 감독이 고개를 숙이는 동안 타지키스탄은 축제를 즐겼다.

타지키스탄(FIFA 랭킹 106위)은 28일 오후 7시(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UAE(FIFA 랭킹 64위)와 1-1 무승부, 연장을 거쳐 승부차기 끝에 5-3으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하게 됐다.

누구도 예상 못한 이변이었다. 국가명도 생소한 타지키스탄은 그동안 국제 축구 무대와 거리가 멀었다. 이번이 첫 아시안컵 출전이다. 개최국 카타르 그리고 중국, 레바논과 함께 A조에 묶인 타지키스탄은 조 최약체로 지목이 됐다. 중국과 0-0으로 비긴 타지키스탄은 개최국 카타르에 0-1로 패했다.

레바논과 경기에서 극적인 2-1 승리를 거둬 16강에 올랐다. 특히 레바논을 상대로 2번의 득점 취소의 불운 속에서도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점 3을 얻어냈다. 기적적으로 16강에 오른 타지키스탄 앞에 벤투 감독의 UAE가 나타났다. UAE는 대회 복병으로 지목된 저력이 있는 팀으로 많은 UAE 팬들이 가까운 카타르에 원정을 와 항상 경기장을 채웠다.

UAE 승리가 유력해 보였는데 결과는 달랐다. 타지키스탄은 의외의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전반 30분 주리바에프가 우측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하노노프가 머리에 맞춰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후 마냥 수비만 하지 않고 UAE를 잘 공략했으며 잘릴로프가 중심이 돼 좋은 역습을 펼치기도 했다. 전반엔 흐름을 주도했던 UAE는 후반엔 타지키스탄의 조직적인 역습에 매우 고전했다.

알함마디가 간신히 골을 넣어 동점이 되긴 했으나 버티고 버틴 끝에 승부차기까지 갔다. 결과는 타지키스탄의 5-3 승리였다. 승리가 확정되자 모든 선수들은 오열을 했다. 아인슈타인 닮은 꼴로 유명한 페타르 세그르트 감독도 환희를 했고 선수들은 그를 들어올리며 헹가래를 해줬다. 마치 우승을 한 분위기였다. 이어 타지키스탄 국기를 들은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돌았는데 타지키스탄 팬들은 열렬한 환호로 그들을 반겼다.

사진=인터풋볼 신동훈 기자사진=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UAE 팬들은 침울했다. 엄청난 응원 공세를 펼치던 이들은 충격패에 입을 다물었고 바로 경기장을 떠났다. 타지키스탄 선수와 스태프, 그리고 팬들은 오랫동안 환희의 순간을 즐겼다. 라커룸에서 타지키스탄 선수들이 환호를 하며 노래를 하는 소리가 미디어 센터에서 계속 울릴 정도였다.

세그르트 감독은 웃는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나와 "우리는 이제 토너먼트의 다크호스다. 우리가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선수들에게 한계가 없다. 선수들이 나를 다시 놀라게 했다. 선수들은 준비가 됐다. 나는 여전히 모든 압박을 가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어른처럼 일하고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아시아 최고의 8개 팀 중 하나다"고 자화자찬을 했다.

잃을 게 없는 타지키스탄은 이젠 무시해서는 안 되는 상대다. 단순한 기적, 이변이 아니라 실력까지 갖춘 팀으로 어느 팀이든 경계를 해야 할 것이다.

기사제공 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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