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일단 28억 아꼈는데…'140억+ML 관심' 류현진 어떻게 설득할까

한화, 일단 28억 아꼈는데…'140억+ML 관심' 류현진 어떻게 설득할까

▲ 류현진의 한화 이글스 시절 유니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류현진(36)은 반드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어느덧 '코리안 몬스터'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 복귀 시점이 내년이 될 수 있을지 꾸준히 눈길을 끌고 있다.

한화는 언제든 류현진을 맞이할 수 있는 준비는 해뒀다. KBO가 지난 20일 발표한 2023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에서 한화는 85억3100만원으로 9위에 머물렀다. 올해 샐러리캡 상한액이 114억2638만원으로 확정됐는데, 한화는 무려 28억9538만원을 아꼈다. 10위 키움 히어로즈는 64억5200만원으로 49억7438만원을 아껴 타의 추종을 불허했지만, 한화도 다른 구단 대비 매우 저렴하게 한 시즌을 운영했다.

한화가 샐러리캡 여유를 넉넉히 남겨둔 가장 큰 이유는 류현진이라는 게 야구계의 중론이다. 물론 내년에는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한화는 올겨울 외부 FA 안치홍을 4+2년 72억원에 붙잡았다. 내부 FA 장민재는 2+1년 총액 8억원에 잡았고, 2차 드래프트에서는 투수 이상규(1라운드 4억원)와 배민서(3라운드 2억원),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1억원) 등을 영입했다. 연봉 협상에서는 신인왕 문동주와 홈런왕 노시환 등이 큰 폭으로 인상된 금액을 받을 가능성이다. 방출, 이적 및 은퇴 선수들의 몫이 빠져도 올해보다 내년의 연봉 총액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래도 류현진에게 쓸 실탄은 마련해뒀다.

현재 미국 언론이 바라보는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류현진의 가치는 1년 1100만 달러(약 140억원) 수준이다. 단순히 금액만 놓고 보면 한화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계약 기간이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안정적으로 더 뛰려면 2년 이상의 다년 계약을 해야 하는데, 그럴 확률은 매우 낮아 보인다. 30대 후반인 나이와 지난해 토미존 수술을 받은 이력 탓에 다년 계약을 진행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좌완 에이스로 활약했던 전성기 류현진을 기억하기에 여전히 수요는 있다. 투수 FA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노부(25) 영입전에서 패배한 뉴욕 양키스와 뉴욕 메츠가 류현진의 행선지로 급부상했다. 야마모토는 LA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200억원) 계약에 합의해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FA 최고액 기록을 세웠다. 양키스와 메츠는 돈으로는 어디서도 꿀리지 않는 구단이다. 그런 두 팀이 다저스에 패하고 자존심이 크게 상했기 때문에 '패닉바이'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욕 지역매체 'SNY'는 23일(한국시간) '모든 계약이 다 블록버스터일 필요는 없다. 양키스가 선호할 선수로는 류현진과 제임스 팩스턴, 마이클 로렌젠 등이 있다. 류현진은 지난 2시즌 동안 부상 탓에 17경기밖에 선발 등판하지 못했지만, 좋은 기량은 갖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
▲ 류현진 ⓒ스포티비뉴스DB


샌디에이고 지역매체 '이스트빌리지타임스'는 22일 류현진에게 어울릴 행선지로 내야수 김하성(28)이 뛰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추천했다. 매체는 '샌디에이고는 필사적으로 투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후안 소토 트레이드로 많은 투수를 데려왔는데도 선발 로테이션 앞쪽만 무게감이 있고, 깊이가 부족하다. 류현진을 추가하면 선발 로테이션 중간(4~5선발)에 안정감과 경험을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아울러 '류현진은 부상에서 돌아왔을 때 매우 잘 던졌다. 11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3.46, 123 ERA+(조정평균자책점, 100이 기준점)를 기록했다. 류현진이 2024년 풀타임으로 이 성적을 다시 낼 수 있다면, 가장 견고한 중간 선발투수 가운데 한 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화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경쟁에서 류현진을 설득하려면 한국 생활의 안정감을 어필하는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는 시즌 도중 주전과 베테랑, 유망주를 가리지 않고 팀의 필요에 따라 선수 이적이 매우 활발하다. 메이저리그 로스터 확보를 위한 DFA(양도지명)도 자주 있다. 류현진의 현재 입지를 고려하면 한 팀에서 풀타임을 보장받는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한화는 선발 마운드 사정상 류현진이 절실하기도 하다. 105만 달러에 재계약한 펠릭스 페냐를 제외하면 풀타임 계산이 가능한 선발투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동주를 제외하면 100이닝을 넘긴 국내 선발투수가 없었다. 장민재가 선발투수로 13경기에 등판해 57이닝을 책임진 게 문동주 다음으로 높은 수치였다. 외국인 2선발은 아직 비워뒀고, 국내 선발진은 문동주가 올해 신인왕 시즌을 보내긴 했으나 내년이 풀타임 2년째다. 경험에 변수가 있다. 국내 1선발이었던 김민우는 올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해 내년까지는 상수로 계산하기 어렵다. 한화는 일단 문동주, 김민우, 장민재, 황준서, 김기중, 남지민 등을 선발로 분류해 시즌을 준비하게 하려 하는데, 이런 상황에 류현진이 합류하면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 스콧 보라스(왼쪽)-류현진 ⓒ 토론토 SNS 캡처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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