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가을행 발목잡은 1루 슬라이딩...작심한 김종국 감독 내년 절대 못하게 하겠다

KIA 가을행 발목잡은 1루 슬라이딩...작심한 김종국 감독 내년 절대 못하게 하겠다

부상당한 박찬호./OSEN DB

2023 APBC 일본전에서 김도영이 1루 슬라이딩을 하고 있다./OSEN DB

[OSEN=이선호 기자] "절대 못하게 할 겁니다".

2023시즌 KIA 타이거즈는 가을야구도 할 수 있었다. 후반기 9연승을 질주하며 한때 2위까지 넘볼 정도였다. 그러나 실속하며 주자앉았다. 결정적인 변곡점은 박찬호의 부상이었다. 9월12일 삼성과의 대구경기에서 1루에서 살기 위해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손가락 인대 부상을 입었다.

중요한 시점이었다. 9연승이 끝나고 2연패를 당했으나 다시 3연승으로 재상승 곡선을 긋고 있었다. KIA는 그날 경기에서 9-10으로 패했다. 방망이를 쥘 수 없었던 박찬호는 대주자로만 대기할 수 밖에 없었다. 타율 3할 리드오프 타격에 도루능력, 주전 유격수로 폭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는 박찬호의 공백은 치명적이었다.

팀은 공수에서 헛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순식간에 7연패를 당했다. 앞선 12승2패의 압도적 흑자를 순식간에 까먹고 말았다. 박찬호는 2주간의 공백을 딛고 다시 방망이를 쥐고 주전에 복귀했으나 팀은 6위까지 내려앉았고 더 이상 반등의 힘을 만들지 못했다. 주포 나성범(허벅지)과 최형우(쇄골분쇄골절)가 부상으로 낙오하는 통에 타선이 무너졌다. 

KIA 박찬호./OSEN DB KIA 박찬호./OSEN DB

KIA는 김종국 감독의 지시로 1루 슬라이딩을 금지하고 있었다. 상당액의 벌금도 부과하는 내규도 있었다. 부상의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미연에 방지하려는 조치였다. 그러나 박찬호는 그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본능적으로 살기위해 몸을 던졌다. 결과는 팀의 대위기였다. 박찬호는 벌금을 내야했다. 

1루 슬라이딩은 또 한 명의 부상자를 만들어냈다. 김도영이 11월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챔피언십(APBC) 대회 일본과의 경기에서 병살타를 막기 위해 1루 슬라이딩을 하다 왼손 엄지손가락 인대손상과 골절상을 입은 것이다. 전치 4개월 짜리 중상이었다. 11월 마무리캠프와 12~1월 비시즌 기간, 2월 스프링캠프까지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시간을 통째로 날리는 상황이 빚어졌다. 내년 개막전 출전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박찬호와 김도영은 적극적인 주루를 펼치는 스타일이다. 도루도 많이 하고 한 베이스를 더 나가기 위해 악착같은 플레이를 한다. 김도영은 개막 2차전에서 3루를 돌다 왼 발등 골절상으로 두 달 넘게 낙오하기도 했다. 그만큼 부상 우려가 많은 선수들이다. 기회를 만드는 핵심 선수들이기에 부상은 팀 전력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2023 APBC 일본전에서 부상당한 김도영./OSEN DB

2023 APBC 일본전에서 부상당한 김도영./OSEN DB

김 감독은 내년 시즌 1루 슬라이딩 금지를 강력하게 주문할 생각이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도 1루 슬라이딩을 잘못하면 부상당하는 것을 다 알고 있다. 반드시 안하는 방향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1루 슬라이딩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내릴 것인지는 아직 생각 중이다. 코치들과 이야기를 통해 금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그 형태가 벌금액을 대폭 올릴 수도 있고 끊임없는 교육을 통해 '1루 슬라이딩'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떠오르지 않게 만들 수도 있다. 적어도 박찬호와 김도영은 1루 슬라이딩의 후유증을 몸으로 체험했기에 다시는 몸을 던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사고를 지켜본 동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적어도 내년 타이거즈 경기에서는 1루 슬라이딩을 볼 일이 없을 듯 하다. /[email protected]

기사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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